저 너머 Over the Hill
저 언덕만 넘으면
내가 쉴 집과
나를 반겨줄 사랑하는 이와
나의 마음을 만져주고 보듬어줄 무엇을 만난다.
저 너머에는
조금 덜 두려워하며 마주할 내가 누울 자리와
나의 오늘을 기억하는 이름 모를 풀들과
두고 가도 아프지 않을 만큼의 내일이 있을 것이다.
처음에 내가 사용한 흙, 녹색의 식물은 상징적인 재료에 불과했다. 이 공간과 분리될 수 밖에 없는 것, 그래서 유한한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았다. 그 너머의 다른 의미를 위해 뿌 리 내리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전시실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분명 내가 사용한 흙과 식물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들기도 하고 죽기도 할 것이다. 많은 언어를 덮어쓰고 있지만 결국은 생사를 결정짓는 어떤 닫힘과 그것에 대항하는 강인한 생명력, 또 그런 상황을 풍경으로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시선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