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상황의 모순과 갈등 속 최소한 나는 그 속에 동조 또는 관여 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가 절실히 필요했는지 모른다. 부동산 개발의 한 복판 낡은 상가 한 켠에서 바깥에 들려오는 작업하는 아저씨들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나는 나만의 알리바이를 만들었다.
대형 크레인이 올라갈 때 앵글을 세우고, 건물의 비계가 자리 잡을 때 털실로 실뜨기를 했다. 공기층이 들어가 매일 내려앉는 솜기둥 처럼, 아이들의 실뜨기의 놀이처럼, 텍스트 속의 소설가처럼, 매일의 일상은 한낱 의미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질서의 무늬를 만들어내는 이 작업은 우리가 발견 할 수 없는 알리바이 안의 ‘의미있는’ 이야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