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어떤 알리바이
The Alibi
2014
철제 프레임, 목재
135x25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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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노트
어떤 알리바이
The Alibi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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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알리바이 - 작가노트

이 작업은 하나의 텍스트와 사진, 큰 구조물 속 실 드로잉과 솜 기둥이 모두 얽혀있는 작품이다. 이번 한 해는 나를 둘러싼 작업 환경과 사회적 상황의 물리적 환경이  힘들었다. 작업실 주변의 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한 상실감, 세월호 이후 공동체 안의 무력감, 작품이 밥이 되지 못하는데서 오는 작가로서의 자괴감 등이 나를 짓눌렀다.

사회적 상황의 모순과 갈등 속 최소한 나는 그 속에 동조 또는 관여 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가 절실히 필요했는지 모른다. 부동산 개발의 한 복판 낡은 상가 한 켠에서 바깥에 들려오는 작업하는 아저씨들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나는 나만의 알리바이를 만들었다.

대형 크레인이 올라갈 때 앵글을 세우고, 건물의 비계가 자리 잡을 때 털실로 실뜨기를 했다. 공기층이 들어가 매일 내려앉는 솜기둥 처럼, 아이들의 실뜨기의 놀이처럼, 텍스트 속의 소설가처럼, 매일의 일상은 한낱 의미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질서의 무늬를 만들어내는 이 작업은 우리가 발견 할 수 없는 알리바이 안의 ‘의미있는’ 이야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