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을 그냥 저대로 두어서는 힘들겠다, 왜 이 글 속에서는 낮과 밤만 선명하게 드러나는 건지, 추억에 잠긴 주인공 등 뒤로 돌연 컹컹 짓는 개는 어디서부터 물러나게 해야 하는지. 이 카페가 문을 닫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아침의 설거지거리와 옷가지들이 주름같이 흩어져 있을, 바쁜 움직임이 감미로운 활력을 만들 수 있는 그 곳으로 몸을 돌려야한다. 달그닥 거리는 그릇 소리와 제자리를 찾아가는 사물들의 종종 걸음위에 내 뒷모습으로 그림자를 만들어야한다.
커피가 식기 전 한 모금 더 마시기 위해 서둘러 주인공의 삶을 곤경에 빠뜨렸다. 뜨거운 시커먼 입술에 키스하는 순간, 나는 모종의 거래를 마쳤다. 죽음만큼 갑자기 드러나서 신속하게 문 뒤로 숨어도 변명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어디 있던가.그리고 펜을 들었다. 그 후로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의자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행히도 내가 아는 사람의 얼굴은 마주치지 않았다. 현관 앞 흐트러진 신발들 짝을 맞춰 놓으며 생각한다. 나는 최선을 다했을까. 지금은 상처처럼 하늘로 활짝 열려진 곳으로 가는 모퉁이라고, 단지 그런 때라고 중얼거려본다.
내일부터 나는 꽤 오랫동안 아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