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1월 한 달 동안 집을 떠나 있게 되었다. 몇 개월전부터 아이의 계획과 나의 계획을 짰다. 아이의 부재로 인해 그 시간을 메우게 될 내가 덜하고 더 할 수 있는 것들을 적어 나갔다. 집안 일, 잉여의 시간을 계산해서 작업의 노동력에 계산해서 넣었다.
작업초기 육아와 작업을 병행하며 일상의 작업의 영역을 집어삼킬까봐 두려워했으며 그래서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여러가지 실험이 필요했다. 가장 기본적으로 일상과 균등한 시간만큼 작업을 했으면 바랬고, 그 시간이 작업속에 고스란히 드러나길 바랬다. 작업에서 노동력을 동반한 행위는 숙련된 기술이나 수행과정이 아닌 가사노동이나 가내수공업같이 반복된 행동 속의 규칙이나 질서만이 필요했다.
그 결과 수개월 짠 황금 이불이나 사만 오천 개의 수많은 공이 들어간 작업, 수많은 끈을 짜내려간 작업들이 나오게 되었다. 일상의 시간과 동등한 부피로 시간을 새기는 작업이 절실했고 많은 부분 내 작업의 지지대가 되어주었다.
이번 작업은 시간을 재료로 한 작업을 해보고자 한다. 공간 바닥을 이용하여 pp밴드로 짜내려간다. 중간 중간 올들이 솟아오르며 황동선을 따라 울타리나 고랑 같은 반원을 그린다. 여러 시간이 중첩되고 섞이며 하나의 공간을 덮는 작업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완결된 형태라기보다는 공간에 담아올린 지금의 시간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