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숨어있는 집
Hidden House
2015
아크릴, 초산 비닐 수지, 각설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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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노트
숨어있는 집
Hidden Hous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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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내가 만든 집은 축적된 세월의 의미와 형태의 견고함을 걷어내고 위태로움과 연약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에 서 있다. 삶과 죽음, 작품과 태도, 일상이라는 두꺼운 표피와 그 안에 숨은 예술이라는 경계에서 집으로 은유되는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했다.

하얀 각설탕은 환희, 욕망, 에너지를 가진 삶의 내재된 덩어리로, 지금은 숨겨져 있지만 나중에 드러나며 또 남겨질 하얀 접착제는 삶의 다층적인 표면으로 비유하였다.

그 두 가지 재료는 삶과 죽음, 사라지는 것과 남아있는 것으로 서로 대비되면서 또 그 의미를 전환시키기도 한다.
 

다시 작업을 시작하는 나에게 ‘집’ 은 작업이고 예술이었다. 오래 비워 둔 집으로 은유했던 개인적 상황은 이제 작업 속에서 다른 문맥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 돌고 돌아 지금 나에게 집의 의미는 무엇인가 되묻는다.

작업과 일상 사이에서, 작업과 작품 사이에서 ‘집’ 은 균형을 잡는 중간지점의 무엇이다. 어디에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집의 의미는 달라졌다. 다만 이쪽과 저쪽을 넘나드는 어떤 지점마다 집은 뚜렷한 좌표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