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에서 마주한 것 같은 생경하지만 아름다운 꽃의 형상인 '버블'은 수많은 주름으로 이루어져 평소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주변의 사물들과 그 이미지를 중첩해 낸 작품이다. 우리를 둘러싼 일상의 많은 주름, 이부자리의 주름, 창가 커튼의 주름, 밭고랑의 주름, 노인의 주름, 그리고 죽음 이후 상여에 늘어진 천의 주름 등 삶과 죽음의 주름들이 '버블'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난다. 자연스럽게 늘어진 주름진 천의 모습은 그 하나하나가 파도나 지층, 나무의 나이테 같은 모습으로 중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