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네 개의 고랑
Four Furrows
2014
MDF, 금박작업
가변크기
Related Archives
작업 노트
네 개의 고랑
Four Furrows
2014
Related Exhibition

미묘한 균형

나에게는 일상과 작업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 어디에도 완전히 기울지 않기 위해 열어둔 문이 있었고 때로는 숨기 위한 곳도 필요했다. 어느 곳에도 치우치지 않아서 그만큼의 의지와 깊이의 부족에 대해 고민했고, 그래서 더 자유로울 수도 있었다.

늘 균형은 찰나였다. 갑자기 안도하는 순간, 몰입을 잊는 순간, 시간을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 나타났다 사라진다. 그 잠깐의 균형은 모종의 거래의 결과이기도 하고, 또 한밤의 꿈결처럼 선물 같은 마법일 수도 있다.

그 일상과 작업은 안과 겉, 삶과 죽음, 삶과 예술 등 두 개의 눈을 은유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두 개의 눈의 미묘한 균형은 수없이 저울질했던 단순한 일상 속이었기에 가능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작업 노트 중에서, 2014
 
이 전시는 예술과 삶 사이에서 어느 순간 맞춰지고 또 금방 깨지기 쉬운 '균형'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동안 '집으로 가는 길', '황금 이불', '작은 텃밭', 'Missing Home', '은신처' 등의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다뤄 온, 마주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의 미묘한 균형에 대한 것을 대비되는 두 개의 작품으로 연결시켰다.

드러나 있는 '안', 숨어있는 '겉' 인 두 개의 작품이 다른 느낌의 분리된 공간에 위치한다. 얇은 황금색 줄로 이루어진 간신히 골조의 형체만 남은 ‘안’과 우윳빛의 얇은 껍데기만 있는 듯한 덩어리인 ‘겉’이다. 두 작품은 각각의 의미도 모순되고, 그 둘도 대비된다. 그러나 안과 겉의 모순과 대비는 이 두 개가 같이 있어야 비로소 하나의 세계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결국 안과 겉은 합쳐져야 하나의 실체인 집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두 개의 작품 사이에 있는 벽의 드로잉은 저울대의 중심 같이 이 곳과 저 곳 사이에 있다. 예술이라는 추로 매어 놓은 여러 은유와 의미들이 전시 공간과 작품 사이, 작품과 작품 사이, 나와 우리의 긴장과 거리를 넘어 어느 지점에서 잠깐이나마 균형을 이루기 바란다.

A Delicate Balance

An adequate work-life balance is important to me. In order to prevent myself from becoming completely mired in work or life, I occasionally steal myself away through any one of a number of different open doors, into hiding places. Being not overly swayed by either possibility, I agonize over my lack of will power and depth, but I enjoy greater freedom.

Perfect balance is the most effervescent and temporal of things. It's rather like a meditative trance. The moment I feel relieved, the moment I forget even the fact I’m immersed, the moment I no longer perceive the passage of time, it disappears. The fleeting balance may be both a result of a sort of transaction and a magical gift like a sweet, midnight dream.

My work and life are metaphors for two eyes, that is, interior and exterior, life and death, life and art, and so forth. I have come to the realization that striking a delicate balance between the two eyes, though flashy, is possible because I constantly weigh the two eyes on the balance in my simple, mundane life, holding a balance

-A note from a work diary in 2014
 
This exhibition is about a fragile, momentary balance between art and life. I dealt with this subject in the exhibitions, The Way Home, A Small Garden, The Golden Blanket, Missing Home, and A Refuge, in which I attempted to link a delicate balance between two contrasting works of art in a seemingly implausible situation.

Two works that represent an “interior” that is revealed and an “exterior” that is concealed are placed in separate spaces of different feels. The “interior” is barely defined by only a framework of golden strings, and the “exterior” is a milky white flimsy shell. The works contrast; their meanings contrast. The contrast between the interior and exterior, however, tells us that only when the two coexist can they move toward becoming a whole, single world. After all, only when the interior and exterior are combined does their essence, a house, reveal itself.

 Distinct drawings are drawn on the wall between the two works, and articles are placed in between as if they were the centers of balance.

I hope that multiple metaphors and meanings connected with the weights of art strike a balance beyond the tensions between the exhibition space and the works, between the two works, and between us and me, if even for only a fleeting moment.



미묘한 균형

2014, 174x125mm, 156쪽, 하드커버 사철제본
《미묘한 균형》 포스터

2014